실내공기 오염 문제에 직면한 빈곤층의 건강
Administrator (토론 | 기여) (새 문서: '''<span sizcache="43" sizset="11">실내공기 오염 문제에 직면한 빈곤층의 건강</span>''' <span sizcache="43" sizset="12">작성자: 안희진(GP3 </s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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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실내 공기오염으로 해마다 200만명 사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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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가스레인지, 전기 스토브를 이용해서 밥을 짓고 요리를 합니다. 식은 음식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잠깐만 돌리면 되죠. 전기 오븐으로 빵을 굽기도 합니다. 심한 연기와 유해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서도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가와 빈곤국가들 대부분에서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불을 땔 때마다 맵고 독한 연기를 들이마셔야 합니다. 동남 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30억 명은 나무, 동물 배설물, 농업 폐기물과 같은 바이오 매스 연료나 석탄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재래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내뿜는 유독물질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죠.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실내공기 오염문제는 빈곤의 거대한 그늘입니다. 실내 공기오염은 여러 분야에 걸친 문제입니다. 산림벌채와 사막화와 연결된 문제이며 온실가스 배출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실내연기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여성의 건강을 해치므로 젠더문제(gender issue)이기도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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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에서 사용되는 원시적 조리기구와 그것을 이용해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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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도의 부엌이 없는 저소득 가정에서는 주거공간에서 난방을 하고 조리를 합니다. 불을 지필 때 발생하는 연기가 유해한 까닭은 바이오 매스 연료가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유황산화물, 포름알데히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벤젠 등의 건강에 해로운 물질의 결합체이기 때문입니다. 10 미크론도 되지 않는 작은 미립자가 폐로 침투하여 급성 호흡기 감염을 유발합니다. 나무를 태워 음식을 만드는 전통 부엌은 유독성 폐기물 공장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유독성 연기 때문에 심각한 건강의 위협을 받거나 죽어가고 있습니다. 연료를 채집하는 일은 여성과 소녀의 몫입니다. 연료를 찾는 작업들, 예를 들어 나무를 찾아서 베고 운반하는 일은 하루 일과 전체를 차지합니다. 그들은 집에 가서 요리를 하면서 다시금 연기를 들여 마셔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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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재래연료 사용을 통한 실내 공기 오염과 환경파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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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세계 보건 기구(WHO)가 발행한 <개발 도상국의 에너지 접근 상황 보고서(The Energy Access Situation in Developing Countries)>에 따르면 집안에서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에 노출되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매년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주된 사망 원인 1위도 영양실조, 설사, 말라리아가 아니라 실내 요리 과정 중에 나오는 연기에 의한 호흡기 질환입니다. 호흡기 질환 사망자 200만 가운데 100만 명은 5세 미만의 어린이들입니다. 연기에 오래 노출될수록 급성 하부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2-3배 높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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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DALY의 수치와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DALY 수치] | ||
+ | 출처: http://content.undp.org/go/cms-service/stream/asset/?asset_id=2205620, p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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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LY는 ‘Disability Adjusted Life Year’의 약자로 “장애 보정 손실 연수”라는 뜻입니다. 사고, 질병, 장애 등의 이유로 건강하게 생활하지 못한 기간이 몇 년인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위 도표에 나타나는 DALY 수치는 실내 공기 오염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나 실내 공기 오염에 노출되어 건강하게 생활하지 못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표를 살펴보면 LDC (Least Developed Country), 빈곤국가의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수와 DALY수치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사망자와 DALY수치가 가장 높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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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바이오 매스 연료와 석탄은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지만 환경에도 심각한 문제를 가져옵니다. 계속 나무를 베다 보면 산림이 파괴되고 나무를 나무 숯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지역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베면 토양이 느슨해지고, 식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표토가 휩쓸려 사라지게 됩니다. 나무 숯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불태운 자리는 열과 화학 성분의 영향으로 불모지가 되고 침식작용에 더 민감한 땅이 되어버립니다.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표토가 사라지고 토지가 침식되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토양을 지지해주는 기반이 사라지다 보니 홍수가 나기도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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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개발도상국가들의 에너지 접근권 보장을 위한 UNDP 보고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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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이용권(Energy access)해결을 위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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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공기 오염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연료를 바꾸거나 공동의 조리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내공기 오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뜻하며 최근들어 국제개발을 위한 접근법의 하나로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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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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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공기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연료 사용을 30~50%까지 줄여주는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가 있습니다. 숯을 사용하는 모래시계 모양의 스토브입니다. 세라믹으로 코팅된 윗부분에 숯이 들어가고 그 밑은 구멍이 뚫려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재를 안전하게 모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숯을 만드는 데 필요한 나무가 적어지므로 불을 땔 나무를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베어야 하는 나무가 줄어들 수 있겠죠. 또한 불완전한 발화 과정에서 발생하여 급성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분진이 감소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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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는 여전히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연료 사용을 줄인다 해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기는 무시할 수 없겠죠. 연기가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무를 예전보다는 조금 베어도 되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벨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림파괴로 인해 예전보다 땔감을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는 명쾌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야 하고 계속 연기가 발생하므로 연기의 유독물질이 건강을 해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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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를 연료로 요리를 만들다: 케냐의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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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케냐의 공동 부엌(Community Cook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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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1990년 대 케냐(Kenya)는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약 400만 명의 케냐의 국민들은 나무와 숯을 사용해서 요리를 했습니다. 호흡기 질환은 심해졌고 계속적으로 벌채가 이루어지자 산림자원의 고갈도 심각했습니다. 나이로비의 짐 아처(Jim Archer)가 버려지는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는 쓰레기를 유용하게 소비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프로젝트입니다. 등유나 숯의 가격보다 싼 5실링(약 6센트)만 지불하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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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 공동 부엌은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8개의 둥근 요리용 철판과 2개의 오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태울 때 온도가 800도 이상으로 올라가 완전연소가 가능하므로 불완전한 연소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과 환경에 모두 이롭습니다.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모은 쓰레기들 중에서 고무나 유리는 분류하여 재활용하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은 퇴비나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빈민가나 난민 캠프, 기숙학교, 레스토랑 같이 인구 밀도가 높아 대규모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대규모로 쓰레기가 생산되는 곳에서 유용합니다. 또한 쓰레기를 모으는 사람들과 쿠커(Cooker) 관리자를 모집해야 하므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으며 지역 공동체의 유대감을 다질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술적 측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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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MIT의 들판에서 연료얻기 프로젝트(Fuel from the Field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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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한 산림 파괴 문제와 나무 숯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가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 문제들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나무가 아닌 다른 재료로 연료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비슷한 고민으로 MIT 대학의 에이미 스미스(Amy Smith)교수는 빈곤국가를 기술적 진보를 통해서 돕고자 Development Lab (D-Lab) (http://d-lab.mit.edu/)을 운영합니다. 그녀는 <들판에서 연료얻기 프로젝트 (Fuel from the Fields)>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함께 아이티(Haiti), 인도(India), 가나(Ghana)를 방문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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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숯 프로젝트(Charcoal project)를 통해 만들어진 숯의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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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아이티(Haiti)는 매년 음식조리를 위해 520만 톤의 나무를 잘라내 국토의 98%의 산림이 파괴되고, 한 끼 식량을 사는 비용 보다도 연료구입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나라입니다. MIT 교수들과 학생들은 아이티(Haiti)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농업 폐기물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다름아닌 영양분이 없어 동물 사료로도 사용하지 않는 사탕수수 줄기들이었죠. 사방에 널려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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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사탕수수를 이용해 연료로 만들려고 했지만 사탕수수 숯을 나무 숯과 비교했을 때는 연소 시간도 짧고 잘 부서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교수진과 학생들은 MIT로 돌아가 고밀도 숯을 만들기 위한 저가의 압착기를 개발했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사탕수수 숯을 강력하게 뭉치기 위해 아이티(Haiti)에서 재배되는 카사바(Cassava)를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티(Haiti)의 농부들은 천연 재료로 연료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체에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연료를 이용하고 쓰고 남은 양은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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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좌) 완성된 사탕수수 숯 (중) 압착기를 이용하여 숯을 만드는 모습 (우) 에이미 스미스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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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에 도착한 에이미 스미스(Amy Smith) 교수는 밀집과 볏짚, 소의 배설물을 이용해서 숯을 만들었습니다. 압착기를 이용해서 숯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가나에서는 옥수수 속대를 사용해서 옥수수 숯을 만들었습니다. 옥수수 속대는 사탕수수와 비교했을 때 연소 과정에서 모양이 변하지 않아 접착과 압착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부들은 숯 제조업의 초기 투자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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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숯압착기 (Charcoal Press)의 모양 (www.d-lab.mit.edu/sites/default/files/CharcoalPress_DoIt.pdf)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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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빈곤 지역 주민들은 예전 같았으면 버려졌을 농업 폐기물을 이용해서 조리용 연료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연료를 스스로 만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여분을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물론 인체에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도 않습니다. 건강, 환경, 그리고 경제성 세 가지 문제를 한번에 모두 해결했습니다. 아이티(Haiti)의 주민들은 사탕수수 숯으로, 가나(Ghana) 주민들은 옥수수 숯으로, 케냐의 주민들은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로 맵고 독한 연기 걱정 없이 요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정말 놀랍지 않은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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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참고자료] | |
− | + | 허성용,허영란 외 14명 옮김,2010, 홍성욱 감수,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 |
+ | 손화철 외 4인, 2011, <제 3회 적정기술포럼 자료집 – 적정기술과 국제개발협력> | ||
+ | 적정기술재단 한국 홈페이지 : http://atfoundation.tistory.com/ | ||
− | + |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공식 홈페이지 : http://www.designother90.org/cities/home | |
+ | 세계 보건 기구(WHO) 홈페이지: http://www.who.int/gho/phe/en/index.html | ||
+ | 개발도상국가들의 에너지 접근권 보장을 위한 UNDP 보고서 (2010) | ||
− | + | http://www.who.int/indoorair/publications/energyaccesssituation/en/index.html | |
− | + | http://www.who.int/indoorair/publications/PowerPoint_Energy_Access_paper-lr.pdf | |
− | + | Amy Smith Ted 강연 영상: http://www.ted.com/talks/lang/en/amy_smith_shares_simple_lifesaving_design.html | |
− | + | MIT D-Lab http://d-lab.mit.edu/resources | |
− | + | 차콜 프로젝트 http://www.charcoalproject.org/ | |
− | + | Fuel from the Fields: MIT Charcoal Project www.mitadmissions.org/blogs/entry/post_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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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3일 (월) 07:46 판
실내공기 오염 문제에 직면한 빈곤층의 건강
작성자: 안희진(GP3 자원봉사자)
실내 공기오염으로 해마다 200만명 사망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가스레인지, 전기 스토브를 이용해서 밥을 짓고 요리를 합니다. 식은 음식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잠깐만 돌리면 되죠. 전기 오븐으로 빵을 굽기도 합니다. 심한 연기와 유해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서도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가와 빈곤국가들 대부분에서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불을 땔 때마다 맵고 독한 연기를 들이마셔야 합니다. 동남 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30억 명은 나무, 동물 배설물, 농업 폐기물과 같은 바이오 매스 연료나 석탄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재래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내뿜는 유독물질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죠.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실내공기 오염문제는 빈곤의 거대한 그늘입니다. 실내 공기오염은 여러 분야에 걸친 문제입니다. 산림벌채와 사막화와 연결된 문제이며 온실가스 배출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실내연기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여성의 건강을 해치므로 젠더문제(gender issue)이기도 합니다.
실내에서 사용되는 원시적 조리기구와 그것을 이용해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
별도의 부엌이 없는 저소득 가정에서는 주거공간에서 난방을 하고 조리를 합니다. 불을 지필 때 발생하는 연기가 유해한 까닭은 바이오 매스 연료가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유황산화물, 포름알데히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벤젠 등의 건강에 해로운 물질의 결합체이기 때문입니다. 10 미크론도 되지 않는 작은 미립자가 폐로 침투하여 급성 호흡기 감염을 유발합니다. 나무를 태워 음식을 만드는 전통 부엌은 유독성 폐기물 공장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유독성 연기 때문에 심각한 건강의 위협을 받거나 죽어가고 있습니다. 연료를 채집하는 일은 여성과 소녀의 몫입니다. 연료를 찾는 작업들, 예를 들어 나무를 찾아서 베고 운반하는 일은 하루 일과 전체를 차지합니다. 그들은 집에 가서 요리를 하면서 다시금 연기를 들여 마셔야 합니다.
재래연료 사용을 통한 실내 공기 오염과 환경파괴
세계 보건 기구(WHO)가 발행한 <개발 도상국의 에너지 접근 상황 보고서(The Energy Access Situation in Developing Countries)>에 따르면 집안에서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에 노출되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매년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주된 사망 원인 1위도 영양실조, 설사, 말라리아가 아니라 실내 요리 과정 중에 나오는 연기에 의한 호흡기 질환입니다. 호흡기 질환 사망자 200만 가운데 100만 명은 5세 미만의 어린이들입니다. 연기에 오래 노출될수록 급성 하부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2-3배 높습니다.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DALY의 수치와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DALY 수치]
출처: http://content.undp.org/go/cms-service/stream/asset/?asset_id=2205620, p34
DALY는 ‘Disability Adjusted Life Year’의 약자로 “장애 보정 손실 연수”라는 뜻입니다. 사고, 질병, 장애 등의 이유로 건강하게 생활하지 못한 기간이 몇 년인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위 도표에 나타나는 DALY 수치는 실내 공기 오염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나 실내 공기 오염에 노출되어 건강하게 생활하지 못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표를 살펴보면 LDC (Least Developed Country), 빈곤국가의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수와 DALY수치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사망자와 DALY수치가 가장 높습니다.
바이오 매스 연료와 석탄은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지만 환경에도 심각한 문제를 가져옵니다. 계속 나무를 베다 보면 산림이 파괴되고 나무를 나무 숯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지역 생태계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베면 토양이 느슨해지고, 식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표토가 휩쓸려 사라지게 됩니다. 나무 숯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불태운 자리는 열과 화학 성분의 영향으로 불모지가 되고 침식작용에 더 민감한 땅이 되어버립니다.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표토가 사라지고 토지가 침식되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토양을 지지해주는 기반이 사라지다 보니 홍수가 나기도 합니다.
개발도상국가들의 에너지 접근권 보장을 위한 UNDP 보고서
에너지 이용권(Energy access)해결을 위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실내 공기 오염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연료를 바꾸거나 공동의 조리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내공기 오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뜻하며 최근들어 국제개발을 위한 접근법의 하나로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
실내 공기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기술은 무엇이 있을까요? 연료 사용을 30~50%까지 줄여주는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가 있습니다. 숯을 사용하는 모래시계 모양의 스토브입니다. 세라믹으로 코팅된 윗부분에 숯이 들어가고 그 밑은 구멍이 뚫려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재를 안전하게 모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숯을 만드는 데 필요한 나무가 적어지므로 불을 땔 나무를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베어야 하는 나무가 줄어들 수 있겠죠. 또한 불완전한 발화 과정에서 발생하여 급성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분진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는 여전히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연료 사용을 줄인다 해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기는 무시할 수 없겠죠. 연기가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무를 예전보다는 조금 베어도 되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벨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림파괴로 인해 예전보다 땔감을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케냐 세라믹 지코(Kenya Ceramic Jiko)는 명쾌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야 하고 계속 연기가 발생하므로 연기의 유독물질이 건강을 해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를 연료로 요리를 만들다: 케냐의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케냐의 공동 부엌(Community Cooker)
1990년 대 케냐(Kenya)는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또한 약 400만 명의 케냐의 국민들은 나무와 숯을 사용해서 요리를 했습니다. 호흡기 질환은 심해졌고 계속적으로 벌채가 이루어지자 산림자원의 고갈도 심각했습니다. 나이로비의 짐 아처(Jim Archer)가 버려지는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는 쓰레기를 유용하게 소비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프로젝트입니다. 등유나 숯의 가격보다 싼 5실링(약 6센트)만 지불하면 됩니다.
이 공동 부엌은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8개의 둥근 요리용 철판과 2개의 오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태울 때 온도가 800도 이상으로 올라가 완전연소가 가능하므로 불완전한 연소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과 환경에 모두 이롭습니다.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모은 쓰레기들 중에서 고무나 유리는 분류하여 재활용하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은 퇴비나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빈민가나 난민 캠프, 기숙학교, 레스토랑 같이 인구 밀도가 높아 대규모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대규모로 쓰레기가 생산되는 곳에서 유용합니다. 또한 쓰레기를 모으는 사람들과 쿠커(Cooker) 관리자를 모집해야 하므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으며 지역 공동체의 유대감을 다질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술적 측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MIT의 들판에서 연료얻기 프로젝트(Fuel from the Fields)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한 산림 파괴 문제와 나무 숯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가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 문제들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나무가 아닌 다른 재료로 연료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비슷한 고민으로 MIT 대학의 에이미 스미스(Amy Smith)교수는 빈곤국가를 기술적 진보를 통해서 돕고자 Development Lab (D-Lab) (http://d-lab.mit.edu/)을 운영합니다. 그녀는 <들판에서 연료얻기 프로젝트 (Fuel from the Fields)>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함께 아이티(Haiti), 인도(India), 가나(Ghana)를 방문했습니다.
숯 프로젝트(Charcoal project)를 통해 만들어진 숯의 모습
아이티(Haiti)는 매년 음식조리를 위해 520만 톤의 나무를 잘라내 국토의 98%의 산림이 파괴되고, 한 끼 식량을 사는 비용 보다도 연료구입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나라입니다. MIT 교수들과 학생들은 아이티(Haiti)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농업 폐기물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다름아닌 영양분이 없어 동물 사료로도 사용하지 않는 사탕수수 줄기들이었죠. 사방에 널려있었습니다.
사탕수수를 이용해 연료로 만들려고 했지만 사탕수수 숯을 나무 숯과 비교했을 때는 연소 시간도 짧고 잘 부서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교수진과 학생들은 MIT로 돌아가 고밀도 숯을 만들기 위한 저가의 압착기를 개발했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사탕수수 숯을 강력하게 뭉치기 위해 아이티(Haiti)에서 재배되는 카사바(Cassava)를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티(Haiti)의 농부들은 천연 재료로 연료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체에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연료를 이용하고 쓰고 남은 양은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좌) 완성된 사탕수수 숯 (중) 압착기를 이용하여 숯을 만드는 모습 (우) 에이미 스미스 교수
인도에 도착한 에이미 스미스(Amy Smith) 교수는 밀집과 볏짚, 소의 배설물을 이용해서 숯을 만들었습니다. 압착기를 이용해서 숯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가나에서는 옥수수 속대를 사용해서 옥수수 숯을 만들었습니다. 옥수수 속대는 사탕수수와 비교했을 때 연소 과정에서 모양이 변하지 않아 접착과 압착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부들은 숯 제조업의 초기 투자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숯압착기 (Charcoal Press)의 모양 (www.d-lab.mit.edu/sites/default/files/CharcoalPress_DoIt.pdf)
이제 빈곤 지역 주민들은 예전 같았으면 버려졌을 농업 폐기물을 이용해서 조리용 연료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연료를 스스로 만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여분을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물론 인체에 유해한 연기가 발생하지도 않습니다. 건강, 환경, 그리고 경제성 세 가지 문제를 한번에 모두 해결했습니다. 아이티(Haiti)의 주민들은 사탕수수 숯으로, 가나(Ghana) 주민들은 옥수수 숯으로, 케냐의 주민들은 커뮤니티 쿠커(Community Cooker)로 맵고 독한 연기 걱정 없이 요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정말 놀랍지 않은가요?
[참고자료]
허성용,허영란 외 14명 옮김,2010, 홍성욱 감수,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손화철 외 4인, 2011, <제 3회 적정기술포럼 자료집 – 적정기술과 국제개발협력>
적정기술재단 한국 홈페이지 : http://atfoundation.tistory.com/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공식 홈페이지 : http://www.designother90.org/cities/home
세계 보건 기구(WHO) 홈페이지: http://www.who.int/gho/phe/en/index.html
개발도상국가들의 에너지 접근권 보장을 위한 UNDP 보고서 (2010)
http://www.who.int/indoorair/publications/energyaccesssituation/en/index.html
http://www.who.int/indoorair/publications/PowerPoint_Energy_Access_paper-lr.pdf
Amy Smith Ted 강연 영상: http://www.ted.com/talks/lang/en/amy_smith_shares_simple_lifesaving_design.html
MIT D-Lab http://d-lab.mit.edu/resources
차콜 프로젝트 http://www.charcoalproject.org/
Fuel from the Fields: MIT Charcoal Project www.mitadmissions.org/blogs/entry/post_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