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채와 빈곤의 관계
저자: Jubilee 2000
출처: http://jdc-web.org.uk/debt-files/origins-of-debt.htm
주택조합에서 융자금을 빌린다고 가정할지라도, 남에게 돈을 빌려 빚을 진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큰 빚을 지고 갚지 못할 때 받는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더 나아가 만약 누군가의 빚을 대신 떠맡게 된 상황이라면, 기분은 더욱 나빠진다. 개인들이 큰 빚을 지고 문제에 빚졌을 때, 우리는 부채금액에 상한기준을 설정한다. 그 상한선이 '파산’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파산’은 채무자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제법 상에 부채상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난한 국가가 큰 빚을 지게 되면 그 나라는 경제 붕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빈국 정부들은 서구 정부, 국제 금융기관, 서구세계의 금융기관에 막대한 금액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이들 금융기관에서는 가난한 정부에게 그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부채를 상환하라고 요구한다. 어떻게 이렇게 큰 빚이 쌓였던 것일까? 그리고 왜 이러한 정부들의 빚을 갚기 위한 노력에는 진척이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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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미국
1960년대 미국정부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컸고, 이를 메우기 위해 달러를 더 많이 찍어냈다. 그 결과 전세계적으로 달러 주식의 가치가 하락했다. 이는 주요 산유국에겐 좋지 않은 소식이었는데, 원유 가격이 달러로 매겨졌기 때문이었다. 원유 수출로 번 달러의 구매가치가 하락했다. 그러자 1973년에 산유국들은 원유가를 대폭 인상하고,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벌어 서구의 은행에 예치시켰다.그러자 진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자율이 폭락하면서, 은행들은 국제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은행들은 하락세를 막기 위해 돈을 빠르게 빌려주기 시작했고, 제 3세계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제3 세계의 경제 상황은 좋았지만, 발전을 지속하고 원유가격 상승에 맞추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은행들은 아낌없이 돈을 빌려주었고, 채무국들이 돈을 어떻게 쓸지, 갚을 능력은 있는지 등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제3세계 정부의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비율보다도 낮은 저금리로 국채를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
개발독재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기존의 빚을 갚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일반 시중은행에게서 돈을 빌린 것은 처음이었다. 이들 국가 중 다수가 자국의 생활 수준을 향상을 위해 대출금을 사용했다. 결국, 가난한 계층을 위해 쓰인 돈은 거의 없었다. 대출금의 20퍼센트는 압제정권 유지를 위해 군대로 흘러 들어갔다.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이들 중 일부는 시작할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었다. 돈이 개인 구좌로 흘러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채권국가들은 이런 상황을 못 본체 하며, 자신들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채무국의 권력자들과 친밀한 관계 유지에 신경 썼다. 가난한 자들은 곧 패배자였다.
1970년대 중반, 서구국가들은 제 3세계 국가들에게 상품작물을 재배하도록 권유하였으나, 어느 날, 제 3세계 국가들은 구리나 커피, 차, 면직물, 코코아 같은 원료를 팔아도 예전만큼 돈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서구국가나 기관들의 권유를 듣고 지나치게 막은 국가에서 동알한 작물을 재배한 나머지 결국 작물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그러자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특히 미국 내 이자율 인상이 상승을 부추겼다. 그 사이 원유가 또 다시 상승했다. 덫에 갇히고 만 신세가 되었다. 제3세계 국가들이 수출로 버는 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적은 반면, 국채 이자를 지불하고 해외에서 물품을 수입해오는 비용은 예전에 비해 늘었다. 이자를 갚기 위해선 또 다른 대출을 받아야 했다.
함정에 빠지다
1982 년에 멕시코는 채권국가들에게 빛을 상환핛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이자 지불을 돕기 위해 개입하여 새로이 대출을 해주는 대신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IMF 는 서구권 중심의 채권기구로, 사실상 파산관재인(Receiver)의 역할을 하면서도 일반적인 파산관재인과는 달리 국가들이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단기 차관을 제공해준다. 다른 국가들의 상황도 멕시코와 비슷하게 전개되면서, 그 이후 수년간 위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었다. 빚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를 갚기 위해 새로이 빌린 돈은 더 큰 짐이 되었다. 빈국들이 본질적으로 파산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1982 년 멕시코가 자산들의 채무에 지급불능을 선언했을 때, 전세계 신용시스템이 위협을 받았다. 멕시코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었는데, 미국과 유럽의 은행에서는 반드시 돈을 돌려받길 원했다. 은행들은 서로 연합하여 부채상환의 분산 및 일정 조정을 할 수 있도록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얻어냈다. 그 이후로 국제 주요 금융기관인 IMF 와 세계은행은 멕시코와 같이 부채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국가의 채무 상환시기 조정 및 대출에 관여하게 되었다. 재경부장관들은 다른 일은 하지 못한 채 상환시기 연기 협상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새로 받은 대출은 국가 재정에 짐이 되고 까다로운 조건마저 달려있다. 상환 기간 조정과 더 많은 대출을 위해, 정부는 매우 엄격한 경제프로그램의 이행에 동의해야 한다. 이를 구조조정 프로그램(SAPs)이라고 핚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이미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의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 바 있다.
가난한 자들만의 구조조정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수출은 늘리고 수입은 억제함으로써 벌어들인 경화(hard currency)로 채무 상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이다. 하지만 소수 국가들만이 이를 통해 효과를 봤고, 대부분의 국가에선 오히려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다. 구조조정을 시행한 모든 국가에서 빈곤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15 년 간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빈곤 수준이 더욱 심각해졌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진 정부에서 더 많은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 보건, 교육, 사회 서비스 부문의 지출을 줄인다. (비용을 지불하지 못 하는 국민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 -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서, 수출수입은 줄이고 수입비용은 늘린다. - 식품 부문 보조금을 줄인다. (생필품 가격 상승은 시간 문제가 될 것) - 정부기관과 공기업의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 삭감을 단행한다. - 공기업의 민영화를 장려한다. (해외 투자자도 개입 가능하게 할 것) - 소규모 경작지를 모아 대형 수출작물 농장을 구성한다. (경작지를 잃은 농민들 중 극소수만이 대형 농장에 취직 가능한 것)
결과는?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은 채권자라는 지위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빌려준 금액을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무국들은 새로이 대출을 받고, 정부 지원금을 기존의 빚에 대한 이자 상환에 쓰도록 강요당했다. 그러자 채무국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996 년 Jubilee 2000 movement 이 출범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아프리카 국가의 채무금액은 2 천 350 억 달러에 달한 상태였다. 이들 국가에서 지불하는 이자금액은 연간 평균 152 억 달러로, 이는 매주 3 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이자로 지불하는 셈이다. 아프리카와 남미의 최빈국에서 정부 지출의 50 퍼센트 이상을 채무 상환이 차지한 반면, 보건과 교육에 대한 지출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